이러나 저러나 시선을 집중시키기는 마찬가지라는 판단으로
그냥 거리를 돌아다니기로 결정했다.
이 세계에서의 평범한 얼굴이라는 기준을 모르니 어쩔수가 없군
방금 본 사람의 얼굴을 하고 다닐수도 없는 노릇이고...
시선을 끌던 말던 번화가를 돌아다니던 나는 옷가게를 지나가던 도중 모자를 발견했다.
저걸쓰면 좀 나으려나?
일단 가게안으로 들어간 나는 진열되어있는 모자중 하나를 골랐다.
"........."
잠깐... 그러고보니 돈이 없군...
이 세계에서는 지폐나 카드를 사용한다 했는데...
모자를 구입하는것을 포기하고 가게를 나가려는 찰나
한 여성이 핸드폰을 이용하여 물건값을 계산하는것을 목격했다.
어라...? 저런방식으로도 되는건가...? 그러고보니 인터넷으로 본거 같기도 하군 일단 물어볼까나
"아 실례합니다."
"네...? 헙..."
갑작스레 얼굴을 붉히며 입을 다무는 여자 점원
이놈의 외모가 문제인가? 아무튼 물어보기나 해야지
"이 핸드폰으로 요금 계산이 가능한지... 궁금해서 그러는데요."
"네...? 아... 네... 앗...그....잠시..."
... 난감하네...
"아...저, 자...잠시만 기다려주세요"
내 핸드폰을 갖고 만지작 거리던 점원이 나를 향해 말했다.
"아... 결재가 가능한 핸드폰입니다. 멀티캐쉬에 가입되어 있으니 전세계 어느곳에서나 사용할 수 있는 폰이시네요."
멀티캐쉬...? 아무튼 사용할 수 있다는 거로군...
나는 아까 봐두었던 모자를 들고와서 값을 치루기 위해 계산대에 올려놓았다.
"이 모자를 사려고 하는데요. 핸드폰으로 결재하도록 하죠"
단순한 짙은 파란색 캡모자. 이거라도 쓴다면 얼굴은 가릴 수 있겠지.
"요금은 다음달 핸드폰 요금에 같이 나오실꺼에요. 이용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웃으면서 배웅해주는 점원에게 살짝 미소지으며 가게를 빠져나왔다.
왠지 가게안에서 비명소리인지 환호성인지 모를 소리가 들려왔지만 무시하고 모자를 쓰려는데...
"...머리가 걸리는군..."
아까 손수건으로 묶어놓은 머리가 걸리적 거렸다.
머리를 풀기위해 입으로 모자를 물고 손을 올려서 풀고있는 순간...
[퍽!!!]
"컥..."
등뒤에서의 강한 충격과 함께 내 허리가 뒤로 젖혀졌다.
"으...으윽..."
"앗... 죄... 죄송합니다."
윽... 눈앞이 캄캄해지는군.
"괘...괜찮으세요?"
뒤를 돌아보자 흩날리는 머리카락 사이로 보이는 한 여성의 얼굴...
그리고 느껴지는 낯설지만 익숙한 향기...
뭔가...그리운듯한...?
"저...저기요?"
"아...네."
"아... 죄송해요. 제가 급한일때문에..."
"아, 괜찮아요."
"정말 죄송합니다. 제가 급해서, 이만..."
말을 끝마치고 저 멀리 뛰어가는 그녀의 뒷모습을 보며 나는 왠지 모르게 그녀를 알고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어디서 본거지...? 만난적이 있던가...?
왠지 꿈속에서 본듯한 몽환적인 느낌... 머리카락이 흩날리는 바람에 그녀의 얼굴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는게 아쉽다.
얼굴이라도 봤다면 알 수 있었을텐데...
나는 떨어진 모자를 주워들어 먼지를 털어낸 후 머리에 눌러썼다.
훗, 이러면 잘 안보이겠지...
머릿속을 맴도는 그녀의 생각을 뒤로하고 나는 다시 번화가를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모자를 쓰고나니 확실히 사람들의 시선이 적어졌고 여유로워진 나는 느긋하게 거리를 돌아다니며 거리에 즐비한 가게와 오고가는 사람들을 구경했다.
한시간 남짓 거리를 돌아다니다가 벤치에 앉아서 쉬는 도중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 바라보니 한 여성이 어떤 남성과 말다툼...을 하고있는것이 보였다. 뭔가 이상하다면 여자가 남자의 멱살을 잡고있다는 정도?
무슨 일이지?
멍하니 그들을 바라보고 있던 도중 남자가 여자의 손을 뿌리치며 도망가기 시작했다. 그때,
"다시는 나타나지 말라고!!"
라고 여자가 소리치며 들고있던 핸드백을 남성에게 던져버렸다.
그 남성은 반사적으로 몸을 돌려 핸드백을 피했고 목표물을 잃은 핸드백은 여자와 남자와 일직선 상에 있던 나에게로 날라오기 시작했다.
...응? 나에게 날라온다고...? 뭐!!!??
멍하니 핸드백을 바라보던 나는 깜짝 놀라 손을 들어 막으려 했으나...
지금의 몸으로는 불가능했다.
그대로 나의 얼굴을 강타하는 핸드백과 함께 아찔한 충격이 전해져왔다.
핸드백에 대체 뭘 넣어둔거냐...!!
악운이 낀건가... 아침에만 두번째라니... 본래의 몸이었다면 이런일은 없었을텐데.
라는 생각과 함께 내 정신은 현실과 작별인사를 하고있었다.
"으음..."
"아."
여긴 또 어디지...?
정신을 차려보니 내 시선은 하늘을 향하고 있었다.
그곳에 끼어드는 낯선 얼굴...
아...아까 그 여성인가?
"정신이 좀 드니?"
"아...네"
"정신이 들었으면 좀 일어나줘. 다리아프다."
잉? 다리...?
내가 처해있는 상황을 확인해본 결과 나는 그녀의 무릎을 베고 벤치에 누워있었다.
"헉..."
급하게 몸을 일으키자 그녀가 웃으며 말했다.
"후훗...그렇게 당황할 필요까진 없잖아 같은 '여자'끼리"
에...?? 여자라니...??
"아...저...?"
"아 아깐 미안했어 스토커때문에 이 '언니'가 좀 흥분해버려서."
스토커...?? 언니...??
"훗... 미녀의 다리를 베고 누워있는 미녀라... 그림좀 되었겠는데? 사진으로 찍어서 팔면 돈좀 되겠네."
자신이 미녀라니... 아니 확실히 미녀는 맞는듯 하지만... 나도 미녀?? 게다가 그걸 사진으로 팔어??
"그럼 난 바쁜 몸이라 이만 가볼께. 몸조심해~"
바람과 같이 사라지는 그녀...
멍하니 그녀를 바라보다가 문뜩 그녀가 한 말이 생각났다.
여자라니?? 미녀라니??
근처에 있는 쇼윈도우로 달려간 나는 유리에 비친 내 모습을 확인해 보았다.
"이...이런..."
마법은...풀려있었다. 반만.
원래의 얼굴에 긴 생머리...
아까의 충격으로 이렇게 된건가.
이렇게 되있다면 오해할 만도 하군. 원판의 얼굴이 얼굴이다보니...
게다가 옷은 티셔츠 한장에 청바지... 누가 본다면 가슴 빈약한 미소녀로 보이겠군
"위험했었군...마법이 풀려버리다니..."
짧게 한숨을 쉬며 쇼윈도우를 뒤로하려는 순간 쇼윈도우 안에 있는 빔 프로젝트에서는 내 시선을 끄는 영상이 방송되고 있었다.
'최근 화제의 그녀를 만나보다 인기 아이돌 '레나' 그녀의 일상은...'
그곳에는 방금까지 나와 함께있던 그녀가 나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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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더올려봄